


제주도에선 우연한 만남이 즐거운 환호로 이어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몇 년 만에 포스팅하는 것치고 좀 뜬금없지만,
오랜만에 멋진 디저트를 보아서, 또 사장님이 SNS에 올려 주면 비매품인 오늘 아침에 직접 짜낸 우유를 주신다고 하셔서 이렇게 이글루 부활!
장소야 위와 같이 매우 외진 곳에 있습니다.
뭐라고 특정하기가 어려운... 성산즈음?? 성산 언저리라고 해야 할까요...

지나가다가 어 창고인가? 하고 지나칠만한 외관...
하얀 우유 하얀 건물 하얗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응??

비내리는 창 안에서 한 컷
차가 되게 많다가 확 빠졌다.
이놈의 제주도는 제가 발만 닿을라치면 비를 떨구더군요.

내부 전경은 이렇습니다. 테이블 7개 모두 2인용, 네 2인용만 있습니다. 야외에도 2인용 테이블. 2인용 2인용 2인용!!!
차라리 제주도가 아니라 커플도라고 이름을 바꾸시지!!! 좀 흥분했습니다.

이렇게 작업실이 따로 있습니다.
왼쪽 문에는 *목장언니 외 출입금지*라고 써 있고요. 안에는 저도 모를 이런저런 도구들...

이런 포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메뉴는 이렇게 마지막에... 정말 우유만 보여주겠다! 는 의지가 보이는 메뉴판입니다. 커피는 그냥 뭐... 구색 맞추기용... 원두는 뭐 쓰시는지 모르지만 머신은 간편한 드롱기 반자동. 초록색입니다.

이쯤에서 여기서 시킨 밀크쉐이크 사진을 다시 올려보며 품평을 해 보겠습니다.
직접 목장 운영, 아침에 짠 우유를 그날 모두 소비. 스토리가 되게 멋지네요. 여기저기 적혀 있는데 사실 잘 안 보여요. 카운터 뒤에다가 '저희는 당신께 (당신이 잠든) 오늘 새벽 5시에 짠 우유로 만든 제품만 드립니다!' 뭐 이런 문구라도 써놨으면 좋겠어요.
일단 주변에 흐를 정도로 듬뿍 줍니다. 맘에 듭니다. 역시 모자란 것보단 넘치는 것이 낫지요. 밑에
접시를 받쳐주는 센스, 양은 합격.
쉐이크가 2층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아이스크림층, 쉐이크층.
밑의 쉐이크층은 꽤나 진한 생크림맛이 납니다. 우유라기보단 생크림을 얼음 조금과 갈았는지 꽤나
진합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위의 아이스크림층!!! 아이스크림 차지가 않아요. 얼마나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있는지, 그게 또 크림화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생크림을 응축한 맛이 납니다. 아이스크림이 따뜻한 맛이라면 이상한 표현인가요? 유크림의 뻑뻑함이 그대로 혀에 느껴져서 설탕을 넣었겠지만 오히려 따뜻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차가운 걸 먹었는데도 혀가 마비되지 않고 저 양 많은 쉐이크가 끝까지 무지근한 생크림 맛을 혀에 전해줍니다.
진한 걸 좋아하는 저는 극호!
물론 느끼한 걸 싫어하시면 커피랑 같이 먹는 게 낫겠죠. 어쨌든 진한 게 묽은 것보단 나으니까요.
쉐이크를 시켰는데 아이스크림을 찬양하는 꼴이 되었지만, 유명한 상X아이스크림 등등과는 비교가 안 되네요. 엄청 진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쉐이크보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읍시다. 이거저거 들어간 것도 좋지만 플레인으로. 좋은 가게, 다음에도 들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 포스팅은 여기 주인분께 우유 한 잔 얻어먹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아직 못 마심).

드디어 받음!!
우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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